한글학교

한글학교 학부모 대상 한국어 교육에 관한 설문조사

한국교육원 0 9586
“한국어 교육 통해 자녀들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란다”
 
The Sydney Korea Herald 

토요한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토요학교와 정규학교가 똑같이 중요하며, 한글학교를 통해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향상되고 그들이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들은 정규학교에서도 한국어 과목이 개설되기를 희망하지만, 대학입시에서 한국어를 선택하기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어를 개설한 정규학교가 늘어난다고 해서 HSC 시험에서 한국어 응시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호주에 산 기간이 5년이하인 학부모들은 앞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염두에 두고 자녀들을 한글학교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신문이 주시드니 한국교육원(원장 조영운)과 공동으로 NSW대학 한호연구소(KAREC)에 의뢰해 지난해 11월말부터 12월말까지 4주간 시드니 내 30여개 한글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어 교육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시드니의 토요한글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설문조사에는 모두 533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는 이유, 한글학교에 대한 기대, 한국어의 유용성, 한국에 대한 정체성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눠 학부모들의 생각과 입장을 알아 보았다.
학부모들의 생각과 입장은 각 질문마다 ‘매우 동의’(5점), ‘동의’(4점), ‘보통’(3점), ‘동의하지 않음’(2점), ‘전혀 동의하지 않음’(1점) 등 5개의 답변에 점수를 부과해 측정했다.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는 이유와 그 중요도
설문조사에서는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는 이유로 ①부모와의 의사소통 ②한국문화의 이해 ③한국어 습득 ④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⑤장래를 위한 준비 ⑥귀국(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 ⑦한국친구 등 7가지를 제시하고 그 중요도를 알아 보았다.
응답자들은 ‘부모와의 의사소통’(4.76)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어서 한국어 교육(4.72)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4.67) 한국문화의 이해(4.60)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요도가 가장 낮은 이유는 귀국(2.98)이었으며, 한국 친구(3.85)도 중요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호주 거주 5년이하의 학부모들은 15년이상 거주한 학부모들에 비해 귀국(4.15 대 2.74)과 한국 친구(4.13 대 3.80)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학교에 대한 기대
한글학교를 통해 자녀들이 어떤 것을 배우기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선 ‘한국어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 능력 향상’(4.71)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한국에 있는 학교와 비슷한 분위기의 환경에서 학습’(3.09)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능력 향상에 이어 ‘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예의 배우기’(4.64)가 두번째였으며,  ‘한국에 대한 관심’(4.50) ‘한국의 문화 역사 공부’(4.49) ‘자신감을 갖고 한국어 사용’(4.47) ‘자신과 한국에 대한 공감대 형성’(4.4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외에 다른 과목 수업(3.22)이나 한국 교과과정을 따라 배우기(3.58)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규학교 한국어 개설 바라지만 HSC 시험과목으로 선택하지 않아


◆한국어의 유용성
응답자들은 자녀들이 한글학교에 가는 것을 정규학교 출석과 똑같이 중요한(4.23)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어 공부가 한글학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2.66)는 입장이었다.
정규학교에서도 자녀들이 한국어 과목을 학습할 수 있기를 희망(4.15)하고 있으나 대학입시(HSC)에서 한국어 선택할 가능성(3.58)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부모들은 한국어 교육이 정규학교에서도 꼭 필요하지만, 대학입시에서 한국어 과목을 선택하는 것과는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한국어 교육전문가들은 한국어 개설 학교가 늘어나면, HSC 시험에서 한국어 선택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학부모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는게 드러난 셈이다. 따라서 HSC에서의 한국어 선택를 늘리기 위한 별도의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의 취업 대비’에 대해선 호주거주 5년이하의 학부모(4.21)가 15년이상 거주한 학부모(3.77)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반대로 ‘호주 취업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는 15년이상 거주한 학부모(4.07)가 5년이하 학부모(3.86)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대한 정체성
자녀들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호주에 살면서도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라는 것(4.73)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어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상관관계가 있다(4.59)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다(4.55)고 응답했다. 상당수의 응답자들은 한글학교에 다니는 것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된다(4.48)고 답했다.
그러나 호주 거주 5년이하 학부모와 15년이상 된 학부모 사이에 자녀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약간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들이 호주에서 태어났거나 살아도 한국인’이라는 문항에서 5년이하 학부모들의 동의 정도(4.51)가 15년이상 된 학부모(4.13)보다 컸다. 반대로 자녀들이 한국인과 호주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갖기를 바란다는 것은 15년이상 산 학부모(4.58)가 5년이하 학부모(4.31)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533명 중 여자가 83%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대(50%)와 40대(40%)가 90%에 달했다. 응답자 중 94%가 부모였으며, 조부모(1%) 친척(1%) 기타(4%)는 극히 낮았다.
또 자녀들과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는 한국어를 주로하고 영어도 함께 사용하는 가정이 82%로 압도적이었으며, 영어를 주 언어로, 한국어를 보조 언어로 사용하는 가정과 한국어만 사용하는 가정이 각각 8%였다.’
호주 거주기간으로는 5년이하가 34%로 가장 많았으며, 6~10년이 25%, 10~15년이 18%, 15년이상이 23%로 나타났다. 호주에서의 거주 예정기간은 15년이상이 81%로 압도적이었으며, 5년이하 11%, 6~10년 4%, 11~15년 4% 등이었다.

김인구 기자
ginko@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