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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 2회 청소년 민족캠프 열려

시드니서 2박3일로 열려…정체성 혼돈기에 한국 자긍심 심어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처음으로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데 통일과 음악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또래의 같은 처지 학생들과 만나 터놓고 말할 수 있어 좋았어요."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명하)와 시드니 한국교육원(원장 강수환) 공동주관으로 호주 한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제2회 청소년 민족캠프'가 시드니의 한 수련시설에서 4일 오전부터 6일 오후까지 2박3일 합숙으로 열렸다.

남녀 중고생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해외 한인 청소년 대상의 이같은 합숙 행사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주최 측 설명이다.
한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어의 중요성을 깨달아 해외의 한인 청소년들이 "21세기 독립운동가" 혹은 "민간외교관"으로 성장·활동하게 하자는 게 이 행사의 취지다.

행사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태극기와 독립운동 이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 독도의 중요성, 남북협력과 통일방안 등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강사진도 화려해 한국 동북아역사재단의 장세윤 박사 등 2명, 신기현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대학 교수, 북한전문가인 레오니트 페트로프 호주국립대학 초빙교수, 천영미 한국연구재단 박사, 안신영 시드니 한국문화원장 등 대부분이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빡빡한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독립군가와 순국선열 노래 배우기, 강강술래와 사물놀이 같은 민속놀이도 곁들여 학생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부모님 뜻에 따라 참석하게 됐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 막연히 알던 독도나 군 위안부 문제를 자세히 이해하게 됐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만 1살 때 호주로 왔다는 김동훤(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군은 "한글학교에 다니기는 했지만,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제 처음으로 한국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6학년 때 호주로 왔다는 송하늘(9학년) 양도 "캠프 입소 전에는 딱딱한 학업 위주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호주 생활에만 익숙해지다가 한국의 역사를 알게 됐고 정체성을 다시 일깨우는 기회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는 시드니에서 900㎞ 떨어진 멜버른의 아버지와 아들이 자원봉사자와 캠프 참가자로 함께 하기도 했다.

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라는 정문철 씨는 "호주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가끔 한국에 가기는 하지만, 아들이 한국문화와 역사를 알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멜버른의 경우 시드니 쪽과 달리 2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이미 이번 주에 개학했지만, 이번 캠프가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참가했다고 정 씨는 덧붙였다.

황 회장은 "2009년 광복회 호주지회가 출범하고 개별적인 행사를 치르다 합숙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며 "이같은 행사가 다른 나라의 한인사회에서도 열리면 좋겠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강수환 원장은 "참가비로 100 호주달러(약 8만5천원)를 받아 전액을 재호광복장학회 기금으로 적립했다"며 지난해에는 2명의 한인 청년에게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를 방문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윤상수 시드니 주재 총영사는 6일 열린 폐막식 행사에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으며, 10여명이 자원봉사로 3일 내내 힘을 보탰다. 한국보훈처와 독립기념관 등도 성금과 자료로 지원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