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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시드니 인구, 각 공립학교 수용 능력에 직접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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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580만 명 넘어설 듯… 전문가들, “창의적 사고 필요하다” 지적

인구 증가로 인한 도시 혼잡은 특히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와 멜번의 핵심 해결과제로 등장했다. 이는 혼잡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과 조건, 대중교통, 학교 및 병원 등 공공시설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전체적으로 도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호주 정부는 지난 오랜 기간 공공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끝없는 ‘캐치업’(catch-up) 게임을 하면서 늘어나는 인구를 따라잡고자 노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다양한 기관, 산업계가 증가하는 인구를 어떻게 수용하고 거주민의 평균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계획해야 하는가가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서 인구 증가로 인해 수용 한계를 크게 넘어선 시드니 학교의 현실을 보도한(9월 11일) 기사는 눈여겨 볼만하다.

재학생 2천 명을
앞두고 있는 학교들

시드니 북서부(north-west) 체리브룩(Cherrybrook)에 있는 ‘Cherrybrook Technology High School’은 매일 2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출석 체크를 한다. 이들은 같은 시간, 함께 학교에 등교하고 함께 점심을 먹은 뒤 함께 하교를 한다.
이 학교는 오는 2030년, 시드니 인구가 58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 많은 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우쳐 준 시드니 지역의 가장 큰 공립 교육기관이다.
지난해 NSW 주 대학입학 학력고사인 HSC 시험 성적 상위 10위에 든 이 학교는 2018년도 재학 학생이 1982명이었으나 올해는 등록학생 및 전학생 증가로 2020명에 이르고 있다. 이 학교 개리 존슨(Gary Johnson) 교장은 “호주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학업 성적이 좋은 종합 하이스쿨”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유명세는 물리적 인프라 한계라는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체리브룩’에는 현재 8개의 조립 건물을 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2개의 교실을 추가로 만들었다.
파라마타(Parramatta)나 울티모(Ultimo)처럼 고층의 건물을 지어 교실로 사용하는 게 하나의 해결책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운동이나 기타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
늘어난 인구로 학교 시설이 부족해지는 문제와 관련, 호주 정책연구기관인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교육 프로그램 담당 책임자인 피터 고스(Peter Goss) 박사는 “대중교통 시설 인근에 학교를 건립하여 주차나 스포츠 시설 등의 공공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인구 압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새로운 인프라는 이러한 이중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030년, 각 학교
커리큘럼은 어떻게 바뀔까

NSW 주 정부는 현재 30년 만에 NSW 주 학교의 전반적인 교과 과정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리뷰 작업을 이끄는 호주 교육연구위원회(Australian Council for Educational Research)의 제프 마스터스(Geoff Masters) 교수는 보다 개별화된 학습을 목표로 나이보다는 능력에 따라 학생들을 그룹화 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터스 교수는 “전통적으로 학교를 조직하는 방법은 학생들을 연령 그룹으로 묶고 기본적으로 연령 또는 학년에 따라 동일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은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교육과 학습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검토는 자동화의 과제에 중점을 두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스터스 교수는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할 것 가운데 하나는 과거에 존재했던 기술 저숙련자들, 특히 수동적인 직업들이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이들의 일은 점차 기계로 대체될 것이고, 이는 그간 많은 이들이 해오던 직종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멜번대학교 학교설계 전문가인 벤 클리블랜드(Ben Cleveland) 박사는 점차 많은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미래의 고급 제조과정을 가르치고자 ‘3D 프린터’가 있는 제조 공간을 통합하고 있다고 말한다.
드러모인(Drummoyne)에 거주하는 학부모 글래디스 몰퀴(Gladys Mallqui)씨의 바람은, 세인트 마크 가톨릭 초등학교(St Mark’s Catholic Primary School)에 입학한 아들 토니가 오는 2030년 HSC 시험을 치르게 되면,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 코딩(coding)을 공부했으면 하는 것이다.
“코딩이 미래의 언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내가 하이스쿨 재학 당시 선택할 수 있었던 5개의 외국어 언어는 앞으로 필요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몰퀴씨는 학생들을 나이보다는 각각의 능력에 따라 그룹화 하는 것이 이런 수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이다. “올바른 교사가 있는 한 1학년 학생이 6학년, 7학년 학생과 함께 배우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그녀는 “연령 차이가 나는 많은 학생들이 모인 대규모 수업이 아니기에 서로가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 환경에서 보다 나은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음은 물론 잠재적인 멘토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박사에 따르면 현재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는 3-4명의 교사와 75-100명의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유연한 교육 공간들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NSW 주 또한 이를 뒤따라가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 교육, 점차
전통적 학문에서 멀어진다

호주 조기교육 자문 기구인 ‘Early Childhood Australia’의 샘 페이지(Sam Page) 대표는 시드니 지역 보육 수요는 오는 2030년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방과 후 보육(outside-school-hours care) 수요 증가로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re)는 시드니 곳곳에서 흔히 눈에 띄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녀는 이어 “직장을 가진 부모들이 직장 근처의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당국이 새로운 시설을 신중하게 계획하여 설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육시설 협의회인 ‘Childcare Alliance’의 치앙 림(Chiang Lim)씨는 “학부모들의 식견이 점차 높아지면서 보육센터들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자녀를 보육센터에 맡기는 학부모들은 이제 보육비용보다는 제공받는 서비스로 위탁 여부를 결정하는 추세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대 변화에 맞춰 빠르게 바뀌는 것은 유아교육만이 아니다. 호주의 세 번째 큰 수출산업인 고등교육기관 대학 또한 예외가 아니다.
컨설팅 사인 EY(Ernst & Young)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대학 교육은 정부 분석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컨텐츠를 제공하고 각 학생들의 학습을 개인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SW대학교 교육기획 전문가인 크리스틴 스타인메츠(Christine Steinmetz) 박사는 앞으로 수년 안에 이제까지 대학들이 답습해오던 전통적 강의 및 교수법 모델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도 어느 정도 강의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수업이 이루어지는 유일한 방법은 아닐 것”이라는 그는 “소규모 개별 수업 또는 다른 유형의 교육 인프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스타인메츠 박사는 이어 “NSW대학교나 시드니대학교와 같은 큰 대학들은 결국 주변 지역과 더 잘 연결되고, 기업들에게도 학문적 성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기능이 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NSW대학교를 예로 언급한 스타인메츠 박사는 “대학 자체와 인근 랜드윅(Randwick) 및 켄싱턴(Kensington) 동네 사이에 확실한 구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 한 가운데 고립된 교육 기관이 아니라 주변과 유기적 체계를 갖춘 교육 기능을 제공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 학생 수 많은 시드니 지역 학교
(증가 비율, 2008년 학생수, 2018년 학생수)
– Glenwood High School : +54.03%. 2008년 955명, 2018년 1471명
– Matthew Pearce Public School : +67.59%. 2008년 870명, 2018년 1458명
– Baulkham Hills High School : +5.67%. 2008년 1147명, 2018년 1212명
– Castle Hill High School : +52.29%. 200년 1136명, 2018년 1730명
– Cherrybrook Technology High School : +5.31%. 2008년 1882명, 2018년 1982명
– Carlingford West Public School : +98.39%. 2008년 685명, 2018년 1359명
– Carlibgford High School : +9.33%. 2008년 1126명, 2018년 1231명
– Epping West Public School : +90.94%. 2008년 640명, 2018년 1222명
– Cheltenham Girls High School : +7.01%. 2008sus 1255aud, 2018sus 1343aud
– Turramurra High School : +29.06%. 2008년 967명, 2018년 1248명
– Killara High School : +12.25%. 2008년 1469명, 2018년 1649명
– Chatswood High School : +48.33%. 2008년 1020명, 2018년 1513명
– Chatswood Public School : +89.02명. 2008년 683명, 2018년 1291명
– Northern Beaches Secondary Mackellar Girls Campus : +26.46%. 2008년 990명, 2018년 1252명
– Girraween Public School : =125.45%. 2008년 554명, 2018년 1249명
– Westmead Public School : +79.09%. 2008년 923명, 2018년 1653명
– Cecil Hills High School : +14.20%. 2008년 1176명, 2018년 1343명
– Bossley Park High School : +0.56%. 2008년 1437명, 2018년 1445명
– Prairiewood High School : +36.98%. 2008년 887명, 2018년 1214명
– Westfield Sports High School : +3.29%. 2008sus 1609명, 2018년 1662명
– Fairvale Hgh School : -0.69%. 2008년 1455명, 2018년 1445명
– Canley Vale High School : +43.62%. 2008sus 1066명, 2018년 1531명
– Cabramatta High School : +31.34%. 2008년 1187명, 2018년 1559명
– Bonnyrigg High School : +127.53%. 2008년 701명, 2018년 1595명
– Chester Hill High School : +12.14%. 2008년 1145명, 2018년 1284명
– Rose Bay Secondary College : +36.92%. 2008년 910명, 2018년 1246명
– Sydney Boys High School : +4.96%. 2008년 1140명, 2018년 1206명
– Hurstville Public School : +16.71%. 2008년 1089명, 2018년 1271명
– Menai High School : +15.41%. 2008년 1090명, 2018년 1258명
(Source: NSW Department of Education)

김지환 한국신문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보도일자 : 2019.12.12

출처 : 한국신문, https://koreanherald.com.au/?p=15504